프롤로그
유럽여행은 주변에 비해 비교적 늦게 시작했습니다. 빠르면 20대 초반, 보통 20대 중반에 많이 가더라고요.
그때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30대 들어와서 유럽여행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혼자 가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어서 고등학교 때 절친을 꼬셨습니다.
같이 갈 사람은 섭외됐고 장소만 고르면 됐습니다.
우선 고민도 하지 않고 프랑스 파리를 정했습니다.
살아서 언젠가는 가봐야 할 도시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에 한 나라를 더 가보려고 했는데 친구의 강력한 바람이 있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정했습니다.
8일간의 일정이었고 길지 않은 이 휴가 일정을 궁리해서 짜기 시작했죠.
우리의 여행루트는 파리->니스->바르셀로나->파리였습니다.
니스는 여행사 친구가 추천한 에즈빌리지에 가기 위해서 추가했습니다.
1. 봉쥬르 파리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하니 밤이었습니다.
수속을 마치고 광역급행철도인 RER을 타고 숙소로 갔습니다.
숙소는 파리 퐁피두 센터 근처에 있었던 한인민박집이었습니다.
친구와 나는 2층침대가 두 개 놓인 방으로 배정되었고 그곳에서 3박 4일을 지냈습니다.
다음 날부터 빡빡한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르쉐 박물관에 가서 대가들의 그림을 실제로 보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거기에서 모나리자도 봤는데 생각보다 그림 사이즈가 작아서 실망했습니다.
엄청 클 줄 알았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또 그 앞에 많이 몰려있어서 측면으로만 모나리자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리에서는 유명하다는 곳에는 발도장을 찍으러 다녔습니다.
루브르 박물관도 유명하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곳이잖아요.
친구는 거기서 갑자기 똥이 마려워 죽을 뻔한 사건도 겪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화장실도 줄이 상당히 길었거든요.
루브르나 다른 유명 박물관에 가실 때는 장을 비우고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휴가 대비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루브는 오전에 가고 오후에는 베르사유궁전에 갔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정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파리 외곽에 있더라고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역시나 베르사유 궁전도 사람이 많기는 매한가지였죠.
루브르나 베르사유에서 전 세계 사람을 다 만난 것 같습니다.
대기인원이 많다 보니 기본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베르사유는 가방 보안 검사까지 하더라고요.
들어가는 것도 기다림이지만 내부 궁전을 보는 것도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그 많은 인원이 들어가서 관람하다 보니 앞 뒤로 사람이 꽉 들어차있는 상태입니다.
한 번 들어가면 뒤돌아 갈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인파에 떠밀려가면서 베르사유 궁전 구경을 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건 궁의 규모가 상당히 컸고 내부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프랑스만의 독특함과 세련됨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시절 왕과 왕비가 얼마나 호화스럽게 살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지만 파리의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보면서 참 부러웠습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 덕분에 자손들은 앉아서도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2. 파리에서 먹은 음식
파리에서는 이렇다 할 음식은 못 먹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민박집은 간단한 빵이나 시리얼을 준비해 주시는 곳이 많은 걸로 아는데 제가 묵었던 곳은 밥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선택한 거고요.
밥 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밥이랑 국, 반찬을 주시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해외 나가도 한식을 못 먹으면 병나는 체질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민박집 부엌에서 나는 밥냄새가 그렇게 향긋하더라고요.
그분이 차려주시는 밥상을 보니 반찬들이 좀 생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돼지 간 볶음이 인상 깊었습니다.
순대 먹을 때나 먹는 돼지 간인데 이게 반찬으로 올라와있으니 당황스러웠습니다.
돼지냄새가 너무 나서 한 입 먹고 안 먹었는데 다른 반찬들은 먹을 만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에서 따듯한 쌀밥이랑 국, 김치만 있으면 이보다 더 진수성찬이 어디 있겠습니다.
조금 지나 알게 됐지만 그 민박집은 조선족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밥 해주시는 분도 조선족이셨고요.
프랑스 파리에서 먹어본 돼지 간볶음은 아직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그 외에 밖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였습니다.
지금처럼 여행정보가 넘쳐나던 때가 아니다 보니 음식점을 찾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친구랑 돌아다니다가 겨우 들어갔는데 참 맛있게 잘 먹고 나왔습니다.
애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 순서대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시킨 메인 요리가 볶음밥과 오리훈제 고기와 망고가 저며진 메뉴였습니다.
제일 낯설어 보이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골랐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디저트로는 레몬 타르트가 나왔는데 아마 이때 먹었던 타르트가 내 인생 최고의 레몬타르트 일 겁니다.
레몬을 통째로 갈아 넣은 듯한 상큼함과 신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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